<아침의 시>

게으름이 어떻다는 것인가?
그저 가만히 앉아 먼 곳의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는 것에 귀 기울이는 일이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또는 아침에 자리에 누운 채로
근처 나무의 새를 관찰하거나
다른 잎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나뭇잎 하나가 바람에 춤추며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는 일이 무엇이 문제인가?

게으른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게으름을 나무란다.

그러므로 우리가 말하는 게으름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만약 당신이 건강한데 일정 시간이 지나서도
침대에 누워 있으면
어떤 이들은 당신을 게으르다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 기운이 없거나 다른 건강상의 이유로
놀거나 공부하고 싶어 하지 않으면 그것 역시
어떤 이들은 게으르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로 게으름이란 무엇인가?

마음이 그 자신의 반응,
그 자신의 미묘한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
그런 마음은 게으르고 무지하다.
당신이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거나
많은 책을 읽지 못해 정보에 밝지 못한 것,
그것이 무지가 아니다.

무지는 자신에 대한 앎이 없는 것,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동기와 반응이 무엇인지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이 잠들어 있을 때 게으름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이 잠들어 있다.
그들은 지식에, 경전에, 혹은
다른 누군가가 한 말에 갇혀 있다.
그들은 사상을 따르고 계율을 실천하기 때문에
풍요롭고 충만하고 강처럼 흘러넘쳐야 할 마음이
좁고, 무디고, 지쳐 있다.
그런 마음이 게으름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정말로 게으른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당신이 게으르다고 사람들이 말해도
그냥 받아들이지 말라.

무엇이 게으름인지 스스로 알아내라.
그저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거나 모방하는 사람,
두려움 때문에 작은 틀을 파서 자신을 가두는 사람,
그런 사람은 게으르며
따라서 그 마음은 시들고 허물어진다.

그러나 주시하며 깨어 있는 사람은
게으르지 않다.
자주 조용히 앉아
나무, 새, 사람, 별, 고요한 강을
바라본다 해도.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게으름이 어떻다는 것인가> (류시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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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2020. 12. 23. 14:40

- 마음이 아플까봐 올리버제퍼스
- 바다M 요한나콘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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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꿍아, 안녕.

오늘은 황사가 왔지..아직 겨울을 벗어나지 않았는데도  바로 앞의 아파트가 보이지 않을만큼 뿌옇구나.

사랑하는 나의 아들 미르는 벌써 태어난지 15개월을 넘어 16개월이 다되어 가는구나.

참으로 긴 겨울 이었다.

11개월부터 걷기 시작한 너는 이제는 쿵쿵쿵쿵 잘도 뛰어다니고,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제일 먼저 엄마손을 잡고 문앞으로 달려가 밖에 나가자고 한단다.

호기심 많은 어린 너는 하고 싶은게 많고 맘껏 뛰어놀고 싶은데, 15평 아파트가 참으로 작게 느껴지는구나. 부엌 통로에서 안방까지 얼마안되는 좁은 통로를 우다다닥 뛰는 널 보고 아빠는  동물우리에 갖힌 사자가 왔다갔다 하는것 같다고 했어.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엄마는 너를 사랑으로 키우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스스로 위로해 본다.

추운 날씨탓에 밖에 나가지 못하는 너는 앙 하고 울음을 터뜨렸었지. 엄마는 겨울이 참 얄미워진다.

이제 봄이 오면  돈을 더 빌려서 작은 잔디밭이라도 있는 외곽의 전원주택으로 이사가자구나.

너는 자꾸 자라나고 엄마는 너에게 자연을 맘껏 보여주고 싶거든. 새끼말처럼 엄청 뛰어 다니는 너를 보면 참 흐믓할것 같애. 그때쯤이면 쭈쭈도 그만 먹을 수 있겠지? 오래오래 먹고 싶지만 얼른 쭈쭈를 보내주자. ㅡㅜ

아직 말을 못하는 너지만 엄마는 가끔 니가 말을 못한다는걸 잊어버린다. 그만큼 우리 사이가 친밀해서 일까?

까꿍아, 오늘도 황사땜에 밖에 나가지 못해서 속상하겠다. 속상해서 징징 짜는 너를 하루종일 볼생각에 엄마는 벌써부터 겁이난다 -_-;;;;;;;;;;;;;;

오늘도 즐겁고 신나는 하루를 보내도록 노력해 보자.

사랑한다. 미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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